정동과 소수자

정동과 소수자

스토리텔링 영화에서 스토리텔링 주체가 소수자(퀘벡 소수자, 흑인, 소외된 청년 등)라는 사실은 매우 중요하다. 정동은 의식화되거나 특화된 형태로 국지화할 수 있는 실체가 아니라 몸의 가장 말단에서 일어나는 주변화된 비의식적 잠재태라는 점에서 본다면, 그것은 인간적 능력에 있어 주변화의 극단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실재하지만 감지할 수 없고, 존재 하지만 특정할 수가 없으며, 말해지지 않고, 막연하고, 모호한 힘과 특질이다. 이런 이유에서 마수미를 비롯한 여러 연구자들은 그것을 ‘약속’이나 ‘희망’과 같은 비실제적 전망 속에서 논의하기도 한다. 멜리사 그레그가 썼듯이, 정동을 힘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잘못된 명명일 정도로, 그것은 힘조차도 되기 어려우며, 감각이나 사유의 가시적이고 기념비적인 의식이 수립될 때마다 그 주변에 붙어있는 찌꺼기 같은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주변성, 덜 중요함, 소용없음 때문에, 역설적으로 인문학적 견지에서 가장 중요해진다. 정동에 관한 논의가 소수자들의 들리지 않는 희미한 목소리와 교차하고 만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동과 소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