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uthor: huun

수축과 이완

들뢰즈는 베르그송의 ‘지속'(dureé) 개념을 설명하는 가운데, 정신과 물질의 “이원론적 일원론”에 관한 아름다운 구절들을 우리에게 가르쳐준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정신과 물질은 전혀 다른 두 세계 같지만, 실은 하나의 세계가 수축하거나 이완되어 여럿으로 다양하게 공존하는 결과이다. 가령, 정신의 무한한 이완 상태는 회상과 꿈(무의식)이 될 것이고, 그것이 점점 수축되어 ‘지각'(perception)이 되다가, 곧 수축된 지각은 […]

세이렌

세이렌

따지고 보면 예술의 기능을 그 본질과 동일한 위상에 놓았던 브레히트(Bertolt Brecht)는, 한 희랍신화를 새로 번역하는 가운데 예술의 기능에 대한 그의 심중을 드러낸다. 오디세우스(Odysseus)와 세이렌(Siren)의 한판 대결에 관한 그의 코멘트(혹은 의문)가 그것이다. 의문의 요점은 이러하다: 오디세우스는 거짓말쟁이가 아닐까? 세이렌이 그 매혹적인 노래를 불렀음에도 불구하고, 오디세우스가 그 유혹을 이겨냈다는 사실을 어떻게 믿을 […]

그들만의 재미

소설 좋아하는 사람들은 잘 알겠지만, Issac Ashimove라는 작가가 있다. 과학소설도 쓰고 영화 시나리오도 쓰고 . . . 과학이나 미래사회와 관련하여 이런 저런 글을 쓰는 사람이다. 얼마 전에 우리나라 극장에서 개봉한 영화 <아이로봇>(I Robot)도 그가 쓴 시나리오이다. 나는 사실은 그 사람에 대해 잘 모른다. 얼굴도 본적이 없고, 소설을 꼼꼼히 읽어본 적도 […]

햇빛 쏟아지던 날들

어느 곳에 가든지 특유한 바람이 분다. 이곳과 저곳이 다르지 않은 하나의 바람, 모두의 바람일텐데, 그 곳에서만 맞을 수 있는 아주 특유한 바람 말이다. 그곳의 어느 누구도 그 바람은 피할 수가 없다. 숨을 쉬기 위해, 말을 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기 위해, 그들은 그 하나의 바람을 마치 꿈처럼 품어야만 한다.  간혹 바람은 […]

사색에 관한 짧은 철학적 논증: 비개인적이고 단일한 시간, 즉 지속의 삼중성에 관하여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이 상대성이론에서 주장했던 동시성의 파괴(특권적 체계의 부정)를 비판하면서, 베르그송은 단일한 시간의 실재에 대해 논증한다. 그의 비판의 기본 틀은, 상대성 이론이 공간과 시간을 혼동했으며, 아인슈타인이 주장했던 동시성의 파괴는 수학적 시간의 동시성, 시계의 동시성, 공간화된 시간의 동시성, 혹은 상징적 시간의 동시성의 파괴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그러한 상징의 동시성의 파괴에도 불구하고, 예를 들어, […]

영화 『메멘토』(memento)의 줄거리 개요

어느 보험회사의 보험사기(詐欺) 조사원이었던 레너드(Leonard). 그는 직업상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때는 습관적으로 상대방의 눈빛으로 진실이나 거짓을 판단한다. 과거에 그는 새미(Sammie)라는 한 중년남자가 대뇌 손상에 의한 단기 기억 손실증이 아닌 심리적 단기 기억 손실증이라는 점을 간파하여, 새미의 보험금을 회사가 지불하지 않아도 되게끔 만든 공적이 있다. 그 후 갑작스런 강도사고. 아내의 […]

의식은 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한다

베르그송은 생명의 미시적 운동이 전체 진화과정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 결정일 수 있는가를 한 가지 예를 통해 이론적으로 논증하였다. 그는 실제 운동이 지성에 의해 양적으로 추상화 된다는 것을 설명하고자 했는데, 이 논의에는 그 이상의 것이 있다. 아킬레스는 실제로 어떻게 거북이를 추월할 수 있을까? 사물의 운동을 공간적으로 이해하는 수학의 방식은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 운동을 직선 […]

Ted Hughes의 조언

냉소의 시대를 지나 니힐리즘의 시대로 치닫고 있는 현대를 치명적인 비극에 이르게 하는 것은 전쟁이나 종교적 갈등이 아니라 냉소와 권태이다. 신이 죽고 인간에게 남은 것은 해방이 아니라 침묵 뿐이며, 설사 신이 살아있다 해도 그 신의 침묵 속에서 인간은 마비와 퇴화의 형태로 소멸해 간다. 대중 매체가 쏟아내는 어수선 하고 공허한 수다는 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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