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징적 골동품으로서의 책

상징적 골동품으로서의 책

종이신문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접근가능한 새 미디어인 폰, 탭, 글라스, 기어 등이 있는데, 무엇 때문에 거추장스럽고 무겁고 냄새나고 버릴데도 없는 기름종이에 돈을 내겠는가? 화장실도 이젠 휴지와 비데가 장악했다. 신문 미디어를 위시한 이러한 변화를 좋게 말하면 미디어의 민주화가 실현된 것이다. 형태만을 본다면, 누구나 신문을 쓸 수 있고, 누구나 신문을 읽을 수 있으며, 누구나 신문을 제작하고 배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책은 좀 다른 것 같다. 사람들은 여전히 책을 구입하고, 들고 다니며, 서재에 꽃고, 읽는다.(물론 전체의 흐름에서 볼 때 책 또한 점점 소멸해가고 있지만) 왜 그럴까? 신문은 사라져 가는데, 어째서 책은 여전히 소비자의 구매를 당기고, 이들을 꼬시기 위해 평론가니 서평가니 하는 시시한 나팔수들이 아직도 직업의 세계에서 사라지지 않고 활개를 치는 것일까? 책에는 그 내용과 정보만 있는 것이 아니라, 책을 민주화할 수 없는 다른 어떤 폐쇄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 아닐까? 어떤 가치? 바로 소유물로서의 상징적 가치이다. 헉슬리(Aldous Huxley)가 말했던 “아카데미 속물근성”의 근간이 책의 또 다른 정수를 이루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책은 이 무지막지한 Global IT High Technological Cyberspacial Hyperreal Virtualistic New Media 시대에도 불구하고, 좀벌레의 오줌으로 누렇게 빛을 바래가며 여전히 우리의 서재를 건재하게 지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는 와중에 저자는 사라지고 출판은 활개를 치는 이상한 역설이 벌어진다.

 

상징적 골동품으로서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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