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ilosophy

정동의 색조

정동(Affects)을 색으로 표현한다면 어떤 색이 될까? 우선 어둡고 칙칙한 색은 맞지 않을 것이다. 정동은 관계, 다양, 이행, 변화, 표면의 효과 같은 유동적인 것이기 때문에, 그 유동성이 느껴져야 하고, 어렴풋 하긴 하지만 가능하다면 시각적으로 드러나야 할 것이다. 어두운 색은 그 다양한 관계를 표현하기엔 너무 무겁고, 우중충하고, 배타적으로 보인다. 정동은 모든 색을 […]

허구의 힘

베르그송은 사회가 생명과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그 자체가 생명의 근저에 있다고 생각했다. 생명은 위계질서로 이루어진 분업의 체계이며, 이로써 개별적인 유기체는 사회적 유기성을 위해 계획되고 구축된다. 생명의 질서에서 개별 유기체들은 사회 전체를 위해 희생할 준비가 되어 있으며, 이것은 자연의 유기화 과정의 연장에 불과한 ‘본능’에 의해 이루어진다. 본능은 개체가 아닌 사회를 […]

악마는 무엇을 먹고 사는가

한나 아렌트(Hanna Arendt)는 수백만의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 전범인 아이히만(Adolf Eichmann)의 재판을 관찰하면서, “세상의 모든 잔혹한 일들을 모아 놓은 것 보다도 더 끔찍한 것”은 우리의 도덕적 상상과는 달리 “그가 도착적이거나 가학적인 괴물(“푸른 수염의 사나이”)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라고 술회한다. 그는 이아고도 맥베스도 아니었고, 리처드 3세처럼 스스로 악인임을 입증하기로 결심하는 것과는 동떨어진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

지식과 정당화: 최대 실행성에 의한 정당화

이 글은 료따르(Jean-François Lyotard)의 저작인 La Condition Postmoderne을 해석하면서 지식과 정당화의 문제에 관한 논의를 재구성한 것이다. 한편에서는 그의 논의를 따르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보존하면서 다른 관점들과 결합하거나 다른 관점으로 나아갈 것이다. 1 과학 연구 조사의 메커니즘은 두 가지 면에서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개별 과학들을 단일한 원리로 증명할 메타서사의 실패는 […]

지식과 정당화: 메타서사에 의한 정당화

이 글은 료따르(Jean-François Lyotard)의 저작인 La Condition Postmoderne을 해석하면서 지식과 정당화의 문제에 관한 논의를 재구성한 것이다.(주1) 한편에서는 그의 논의를 따르기도 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보존하면서 다른 관점들과 결합하거나 다른 관점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의 책 전체는 지식의 세 가지 정당화 방식을 논의하고 있다. (1) 메타서사에 의한 정당화. 이것은 주로 계몽주의와 관념철학의 […]

문학(예술)에서 본질과 표현: 전체성의 새로운 모델

본질이란 무엇인가? 무엇이 본질적인가? 문학(예술)과 관련하여 이 문제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또한 문학에서 본질은 스타일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 문학작품에서 관점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철학에서 전체화(부분과 전체의 관계)의 문제가 문학(예술)에서 어떻게 논의될 수 있는가? 전체화에 관련해 문학(예술)적 모델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가? 있다면 그것은 어떤 형태인가? 이 글은 이 질문들에 대한 탐구와 […]

정동적 에피스테메로서의 지배권

수로만 보면 피지배자가 지배자를 압도하는 것처럼 보이고, 선량한 피지배자가 악랄한 지배자를 그토록 증오하는데도, 어째서 지배관계는 여전히 존속하거나 더 강화되고 있는 것처럼 보일까? 지배자의 위상에 도달하기 위해 투쟁하는 장으로서의 ‘지배권'(支配圈, sovereignty) 전체가 유지되는 근본적인 심리학은 무엇일까? 심리학의 대가 니체(F. Nietzsche)에 따르면, 그것은 지배자의 힘이나 피지배자의 무지 때문이 아니라, 도덕과 처벌로 이루어진 […]

파스칼

불특정 공간을 구성하는 서정추상 유파의 방식을 검토 중에 있다. 유파의 이미지들을 보면 이들이 “흰색”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흰색은 선택을 강요하는 색이다. 그래서 흰색은 어둠 만큼이나 공포스러운 환경을 암시한다. 잠재성과의 싸움이나 갈등의 환경인 표현주의적 어둠과는 달리 백색 환경에서 우리는 선택적 상황에 열려 있다. 이것인가? 저것인가? 백색은 인간이 자신의 주체성을 순수한 […]

시시한 것의 의미

예전에 들뢰즈의 영화론을 강의할 때 애로사항이 하나가 있었다. 영화에 관한 내용이므로 영화 작품을 가져와 일부분이라도 보여주면서 개념을 설명해야 했다. 그런데 들뢰즈가 자신의 생각을 개진하는 과정에서 예로 들었던 영화 속 장면들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시시하고 싱거운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이벤스(Joris Ivens)의 Regen(Rain)이라는 영화를 언급하면서 그는 거기서 묘사된 비를 마치 […]

삶의 공간 또는 삶의 시간

그의 생태주의적 발상 자체는 많은 부분에서 좋은 의도를 담고 있다. 요지는 결국 산업이 만든 공간 환경의 비판이라 할 수도 있고, 공간을 구획하는 여러 모델들에 대한 소개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적해야 할 대목이 없지 않다. 우선 공간과 시간을 혼동해서 언급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부분. 시간의 관점에서 제기했어야 할 문제를 자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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