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rlie Chaplin의 도구주의적 휴머니즘

Charlie Chaplin의 도구주의적 휴머니즘

chaplin

코미디 익살극 장르는 행동의 미세한 차이로 인해 벌어지는 혼란이나 좌충우돌을 재현한다. 들뢰즈는 익살극의 형식을 기호학 용어로 “지표”(Index)의 법칙이라고 부르면서, 행동의 모호성으로 인해 초래되는 상황 전체의 혼선을 설명한다. 코미디 익살극의 대가인 찰리 채플린(Charles Chaplin)은 이 혼선을 이용하여 자신만의 “도구주의”를 확립한다. 도구주의는 사물의 잠재성을 이용하여 사물을 도구화하고, 이를 새로운 상황으로 변형하거나 어떠한 환경을 여는 테크놀로지의 양상이다. 간단히 말해 사물을 도구화하여 전혀 엉뚱한 쓰임새로 만들어 어떤 상황을 극복하거나 새로운 상황을 만드는 것이다. 가령, 날아오는 총알을 이용해 담뱃불을 붙이거나, 물건을 벽에 매달아 등을 긁거나 하는 식이다. 이러한 유머는 유기적으로 전체화된 집단에서 개인이 벌이는 행동처럼 상황이나 환경 내에서의 규정된 행동이 아니라, 상황을 이용하고 상황을 전환하거나 새로운 상황을 열어젖히는 행동이다. 대체로 채플린의 코미디 익살극은 기계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간의 신체와 무감동적이고 비정하게 돌아가는 기계와의 불화에서 비롯된 혼란과 무질서를 재현한다. 이것은 마치 장-자크 루소나 18세기 낭만주의자의 산업사회와의 불화처럼 보인다. 산업-기계 문명과의 불화 속에서 채플린이 택한 행동양태와 그 테크놀로지가 목표로 삼는 것은 도구주의를 통한 인간의 승리이다. 이를 “휴머니즘적 도구주의” 혹은 “도구주의적 휴머니즘”이라고 부른다.

Charlie Chaplin의 도구주의적 휴머니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