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과 역사

지속과 역사

시간은 그 힘의 차원인 지속의 관점에서 볼 때 총체성을 불가능하게 하며, 그 무엇도 단숨에 일어날 수 없도록 방해하는 지연(retardment)이기 때문에, 시간 안에서 단일성이나 동일성은 항상 실패하거나 뒤틀리거나 쏟아져 나오거나 그 이음새가 미끄러지고 빠져나간다. 즉 시간은 참의 명제가 거짓 명제로 변하게 하는 힘이다. 시간 그리고 그 힘의 차원인 지속 안에서 모든 참은 거짓이 된다. 지속의 힘이란 곧 거짓의 힘이다. 예컨대 역설은 지속이 창조하는 거짓 진술의 극단적 형태라 할 것이다ㅡ한편 역사는 참된 진술을 위해 총체성을 전제한다. 시간을 그 힘의 견지에서 해방시키는 지속과는 달리 역사는 그 힘을 단일성 안으로 가둔다. 고착된 과거의 일관된 진술로서의 역사(책)는 언제나 진실한 모델로서의 사실과 현실을 지시한다는 점에서 시(poetry)와는 구분되는 동시에 그 하위 범주에 머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속과 역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