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 1

비유 1

비유어(figure)에는 항상 일인칭 화자인 “나”가 등장한다. 비유어는 구체적 이미지로 이루어져야 하고, 이 구체성이란 경험적 주체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비유어의 근본적 시점은 일인칭이다. 그럼에도 비유는 극화(dramatization)의 한 방식이다. 주인공이 있어야 하고, 관계하는 인물이나 대상이 있어야 하고, 이들의 감정, 인상, 몸짓 등, 가지런히 정돈된 그러나 복잡한 실재가 있다. 따라서 비유어는 언제나 “나”를 배제하는 힘이 있다. 극화의 화자로서, 극화된 주인공으로서, 극화된 모든 것들 깊숙히 들어가야 하고, 구체적 이미지들로 살아있는 그 모든 실재 속에서 “나”는 길을 잃지 않을 수 없다. 영국 시인 키츠(John Keats)는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의 위대함을 두고, 작가가 모든 인물들 속으로 들어가 중심이 소멸된 범신론적(Pantheistic) 주체에 도달한 능력(Negative Capability)에 있다고 말했다. 비유 자체에는 바로 이와 유사한 역설적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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