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유 4

비유 4

교양을 갖춘 문화적 주체 즉 평균인의 관점에서 보면 비유는 반복적인 패턴과 지루한 코드들로 이루어진 옹알이처럼 들릴 것이다. 이것은 비유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 언어의 한계 때문이다. 비유는 생포된 이미지이다. 따라서 비유에는 소유가 없고 귀속도 없다. 그러나 비유에 포착된 것은 완전한 전체가 아니라 부서진 몸짓에 불과하다. 비유는 숨어서 작은 구멍을 통해 엿보거나, 너무 가깝거나 부분적이어서 전체를 볼 수 없는 것 같은 그런 종류의 불완전한 포착이다. 더우기 지성과 언어는 생명적인 것 앞에서 불가피하게 부분에만 집착하여 그것을 재현한다. 이들은 몇 안되는 잔상과 흔적들을 엉성하게 조합한 조밀도가 낮은 그물망이기 때문에, 그 사이로 많은 것들이 빠져나간다. 비유는 지성의 한계가 드러나는 순간 지성 안에서 지성을 넘어서기 위해, 두서 없이 서성이는 우리에 갇힌 맹수처럼, 낡은 코드의 끝자락에서 탐색과 좌절의 중첩된 결과로서 입에서 맴도는 유사한 말들의 참담한 반복이다. ‘잠자’(Gregor Samsa)나 ‘화부’의 울부짖음, 이름 모를 동물소리, 반복, 과잉, 말더듬, … 이 모든 비유적 방황과 배회와 횡성수설은 걷잡을 수 없는 변태성의 분출을 중화하기 위해 제도와 문화가 세워놓은 제한구역의 경계 주위에서 창살과 벌이는 싸움의 자취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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