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ation

fragmentation

장님이 사물을 파악할 때는 손이든 지팡이든 더듬어야 한다.

모든 사물은 형태가 아니라 촉각적인 것으로 지각된다. 사물의 전체는 사라진다.

촉각적으로 ‘느껴지는’ 클로즈업으로 주어진 파편들만이 그의 지각을 압도할 것이다.

인지나 포착이 아니라 정동적 느낌.

이것이 브레송의 영화가 추구하는 파편화(fragmentation) 편집의 골자다.

그의 쇼트들은 끊임없이 더듬는다.

더듬어서 정동적 파편들의 Bricolage를 통해 정신적 세계를 구성한다.

브레송은 파편화가 아니면 재현(representation)을 피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재현이 뭔가? 바로 “전체”에 대한 욕망이다. 전체란 또 뭔가? 바로 “미리 주어진 것”이다.

미리 주어진 전체에 대한 욕망~ 이것이 바로 파시즘이다.

브레송의 정동편집은 무엇보다도 파시즘에 대한 비판이다.

 

fragment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