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르 몰려다니는 무리

우르르 몰려다니는 무리

직업으로 읽고, 생각하고, 글을 쓰는 사람들은 매순간 회의와 불신과 낯설어지기를 숨쉬듯이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불신 자체가 직업이다.

마르쿠제는 프로이트를 두고 “불신의 대가”라고 불렀는데, 사실 그 말은 프로이트에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다.

사이좋은 우정에 안도하고, 친구 없음을 아쉬워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고 믿어주고, 친구가 그리워 덕담을 주고 받는 순간,

그들의 생명은 끝난다고 봐야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우르르 몰려다니느라 읽고 쓸 시간이 없다.

(친구도 뭐도 아니면서 그들이 우르르 몰려다니며 하는 일들은 대부분, 계급을 확인하고, 물질적 상징적 재산목록을 전시하고, 위세와 세력을 만들어 위화감을 조성하고, 하다못해 경조사비 투자라도 하자는 심사가 전부처럼 보일 때도 있다)

우르르 몰려다니는 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