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게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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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위상에 도달하기 위해 상대보다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외교관이나 정치가가 아니어도 사회적 동물의 기본적인 전술처럼 보인다. 손을 누가 먼저 내밀것인가, 언제 악수를 할 것인가, 머리를 얼마나 굽힐것인가, 앉은 자리의 높이를 얼마나 할것인가 등은 정치-외교가 목적인 만남에서는 매우 초보적이고도 기본적인 고려 사항이라 할 것이다. 하수들처럼 어리버리하게 정신줄 놓고 있다가 이 싸움에서 지거나 기회를 놓치는 날엔 심리적 굴욕 뿐만 아니라, 권투선수의 눈싸움처럼, 실질적인 승패 여부가 될 수도 있다. 자신의 정치경제 노선으로 인해 키가 큰 서구의 정상들을 많이 만나야 했던 등소평(邓小平)은 5척 단신의 열등한 키를 극복하기 위해 그들과 악수 할 때는 손을 뻗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오히려 키가 큰 상대는 그와 악수를 하기 위해 허리를 굽혀야 했다는 것이다. 채플린(Charlie Chaplin)은 <위대한 독재자>(The Great Dictator)에서 히틀러와 무쏠리니로 재현된 두 독재자들이 헤게모니를 거머쥐기 위해 쪼단하게 내질러대는 무례의 전쟁을 천재적으로 묘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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