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무엇에 열광하나?

우리는 무엇에 열광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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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있는 영어교재의 한 페이지를 오려서 흥미로운 부분에 밑줄을 그었다.

글 전체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대략, 카페인 음료나 탄산 음료 또는 에너지 드링크 같은 음료수들이 중독성이 강해 청소년들에게 중독의 위험이 있고 사람들의 건강을 해친다는 내용이다. WHO 관계자 아니면 보건당국의 공무원이 썼다고 해도 의심스럽지 않을만큼 모범적이고 계몽 취지의 글이다.

흥미로운 건 저 밑줄친 부분, 즉 에너지 음료에 포함된 여러 성분들을 나열한 것이다. 카페인, 아미노산 타우린, 글루쿠로노락토네, 구아라나, 이노시톨, D-Ribose, … 모두가 설탕이나 카페인 등을 담고 있고, 서로 결합하면 어떤 화학반응이 나오는지 아직 연구가 되지 않아 알 수 없는 화합물질들이라고 적고 있다.

이렇게 우리가 ‘마시는’ 음식을 화학 용어로 된 성분들로 분석하여 하나씩 꼼꼼히 읽다보니까, 이 음료들을 마시고 싶은 생각이 좀 누그러지거나 사라진다. 비유를 들자면, 아름다운 여인의 ‘입술’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충치를 일으키는 세균들이 군데 군데 끼인 누런 치아가 있는 인간의 구강을 감싸고 개폐 기능을 하는 단백질 덩어리로 된 주머니였던 것이다. 키스를 하기 위해 돌진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회사는 이런 이유 때문에 상품의 아름다운 입술 역할을 하는 상표와 로고는 크게 써 놓지만, 세포나 세균처럼 상품의 실질을 이루는 구성성분 표시는 구석에 거의 읽을 수 없을 만큼 작은 글씨로 흐릿하게 써 놓는다. 구성 성분들 하나 하나를 세어보듯이 사물을 보면 열광이나 욕망이 사라질 수 있고, 그러면 상품으로 덮어놓고 돌진하는 일은 생기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구체적이고 객관적으로 자세히 보지 않으면, 덮어 놓고 싫거나 덮어 높고 좋다. 혼란스럽게 뒤섞어서 생각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엇에 열광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