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와 선택

미디어와 선택

미디어 환경의 급격한 변화로 인해 주류 미디어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뉴스를 비주류 미디어를 통해 접하게 된다. 깔끔한 웰메이드 이미지는 아니지만, 거친 이미지 그 자체가 그 반대 보다 신뢰성을 주기도 한다. 때로는 스캔들의 형태로, 때로는 소문의 형태로, 때로는 음모의 형태로, 보기에 따라서는 실상에 더욱 가까운 스토리들과 이미지들이 일상 속으로 파고든 것이다. 이로써 뉴스의 ‘선택’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된다. 선택에 있어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있다. 뉴스 기사가 표방하는 팩트는 진실과는 구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오히려 팩트는 프로파간다에 이용되는 도구의 성격이 더 강하다고 보여진다. 본질적으로 팩트 자체가 모호한 것이기 때문에, 팩트를 진실로 만드는 것은 사건을 둘러싼 해석일 뿐이다. 진실은 결국 힘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과 정치의 유착은 필연적인 것이다. 팩트가 가지는 이러한 존재론적 모호성은 기사 제작자에 대한 관심으로 우리를 이끈다. 무엇보다도 기사를 쓰는 집단이 이해 당사자(돈이든, 정치적 관계든)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따라서 기사는 이들 집단이 맺은 계약과 협의의 결과나 조건일 가능성이 적지 않다. 기사와 프로파간다 심지어 기사와 광고는 본질적으로 식별불가능한 크리스탈적인 유착 상태에 있다. 우리는 기사 작성 집단이 ‘회사’라는 사실, 그리고 그들이 제작한 기사가 ‘상품’이라는 사실을 종종 잊는다. 상식적으로 보아도 그들은 관료, 정치인, 법조인, 재계의 거물 등과 동문지간일 가능성이 높으며, 클럽이든 어디든 서로 어울리기 십상이기 때문에, 그들과 많든 적든 친구로서 또는 계약의 당사자로서 관계를 맺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얽힌 관계는 자연스럽게 아니 절대적으로 상품 제작과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복잡한 관계들의 망, 그리고 제작자의 개인적인 삶의 양태가 정동의 수준에서 개입되어, 회사의 이익에 따라 감가계산이 완료된 후에야 비로소 포장된 상품으로서의 기사가 현실화 되는 것이다. 신문, 방송, 인터넷 등, 미디어를 통해 우리가 대면하는 것은 날것 그대로의 실상이 아니라, 자본가의 기획과 제조업자의 노동에 의해 가공되어 한 벌의 스웨터로 둔갑한 한 송이의 면화처럼, 팩트의 파편들을 소비자의 취향, 시장 환경, 소비 패턴과 같은 마케팅의 공정에 따라 가공한 상품이라는 사실이다. 따라서 어떤 회사를 택할지, 어떤 회사의 뉴스상품을 구매할지는 전적으로 당신의 몫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인터넷에 나도는 짧은 단신조차, 뉴스는 결코 공짜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물론 선택은 자유이다. 그러나 우리는 선택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2013/2/20일자 <문예노트>에 실린 글을 수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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