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미디어와 여성혐오

신문 미디어와 여성혐오

최근 살인사건을 계기로 신문 미디어는 연일 여성 혐오 관련 기사들을 쏟아내고 있다. 대부분이 여성혐오를 비난하고, 반성하고, 그 혐오를 혐오하고, 다짐하는 내용들로 채워진다. 이 참에 확 바꾸겠다는 각오 같기도 하고, 새삼스럽기도 하고, 과장된 제스쳐 같기도 하고, 섣부른 행동주의 같기도 하고, . . . 내가 왜 이렇게 냉소적으로 이 문제를 보냐하면, 언론 미디어가 이 문제를 다루는 방식의 문제 때문이다. 상황이나 사태에 적절하지 않은 용어들, 그릇된 프레임, 담론을 이슈화하는 편협한 태도 등, 이들은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는 것이 감지된다.

깊게 파고들것 까지도 없다. 신문을 자세히 읽다보면, 여성을 성적으로 묘사하고, 대상화하고, 그야말로 일상화된 비하의 자원을 제공하는 것은 다름 아닌 언론 미디어임을 발견하게 된다는 점만 지적하겠다. 아래의 사진은 <경향신문>과 <한겨레신문>의 인터넷  판에서 오려낸 것이다. 이들이 광고나 화보의 소재로 어떤 이미지들과 문구들로 자신들의 페이지를 장식하는지 찬찬히 살펴보라. 심지어 여성혐오를 비판하는 기사 옆에 보란듯이 붙여 놓은 반누드 사진들과 그 묘사들 보라. 자세히 볼 것도 없이 그냥 쓱 보기만 해도 느껴지는 바가 아주 많다. 당신들의 이해를 위해 이것 외에 더 많은 증거들이 필요할까?

 

서유리 ‘마이리틀여혐’ 토크 콘서트 결국 취소 - 경향신문 2016-05-26 13-13-03 복사본

차세대 머슬퀸 최설화, 호흡강탈 비키니 자태 2016-05-26 13-26-33 복사본

여성 혐오, 그 누적된 차별과 시선 폭력 _ 화보 _ 포토 _ 한겨레 2016-05-26 13-04-33 복사본

007을 물들인 미녀들의 역대 본드 걸 _ 화보 _ 포토 _ 한겨레 2016-05-26 13-03-21 복사본

내가 이런 행태를 문제삼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이들 신문 상인들의 자기-무지이다. 자신들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자신들의 행태를 점검도 하지 않고, 자신들이 다루고 있는 사건들의 피해자를 운운하며 진지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진보-코스프레-야바위-호들갑-동정을 남발하면서, 정작 자신들의 실체는 인지하지 못하는 무지와 진부.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가 나치 전범의 재판 과정을 분석하면서 통렬하게 비판했던 것은 살인이나 학살 그 자체가 아니었다. 살인이나 학살의 무의식적 토대, 근원적 지점, 바로 무지와 진부(banality)였다.

 

신문 미디어와 여성혐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