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에 관하여

습관에 관하여

브라이언 마수미(Brian Massumi)라는 캐나다의 문화비평가가 쓴 책 <정동정치>(Politics of Affect)의 한 구절이다. 정동정치란 크게 두 관점에서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정동 양태들의 지배와 식민화를 의미하고, 다른 하나는 정동적 조율을 통한 관계의 창조를 의미한다. 전자는 정동을 권력의 관점에서, 후자는 운동의 관점에서 본 것이라 할 수 있다. 아래에서는 습관을 이러한 두 관점에서 바라본다.

습관이란 주의를-두지 않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무엇인가에-맞추어 행위는 합니다. 습관의 비의식적 기능은 자기-반복이며, 결국 그 자신의 캐리커쳐로 귀결되어 되풀이되는 과정입니다. 습관은 자기 자신에 길들여지는 것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습관은 결국 그것을 촉발한 상황들 속에 내재하는 새로움이나 차이에 주의를 두지 않게 된다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습관은 다가올 사건을 과거의 사건들에 순응시키는 경향성을 가지게 됩니다. 각색의 힘은 사라지고, 자기 자신을 새롭게 갱신할 수 있는 힘도 사라지고, 단순한 반사운동만 생기는 겁니다.

그 반대도 일어날 수 있습니다. 습관은 새로운 성향의 획득에 창조적 힘으로 재생성(rebecoming)될 수 있습니다. 습관은 능력들을 시행가능하게 하고, 그 가능해지게-하는 과정에서 무엇인가가 다양해지고, 그러면 몸의 저장소에 그러한 것들이 쌓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재생성  방식으로 습관을 동원하려면, . . . , 몸은 다가오는 것에 민감해져야 합니다. 하나의 형성적 힘으로서, 몸은 결실을 낳기 전에 기폭작용(priming)을 느껴야 합니다. 기이하게도, 이것은 일종의 선제적 역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삶에 ‘더함'(a moreness)을 창조하는 선제적 역량입니다. 저는 이것을 ‘존재력'(an ontopower)이라고 부릅니다. 이것을 기이하다고 한 이유는 이 힘이 현시대의 군사조직에 의해 동원되는 힘과 동일하다고 확신하기 때문입니다. 군사이론에서 정동- 및 지각-능통을 다루는 요즘 대부분의 텍스트에서는, 이 습관의 재생성-창조를 ‘비-인지-기반-기폭작용’과 ‘미래의 표본추출’이라고 부릅니다. 그것은 전쟁-기계에 의한 미시-지각 식민지화의 일부입니다.(Brian Massumi, Politics of Affect, Cambridge: Polity Press, 2015, pp. 64~65.)

습관에 관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