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행(苦行)의 의미

고행(苦行)의 의미

정신적인 것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어느 정도의 고행(苦行)이 필요하다. 육체가 편하고 물질적 풍요를 누리게 되면 사람은 자기 자신의 삶과 환경 만을 생각하기 마련이다. 그에게는 타인과 세상 밖은 존재하지 않는다. 자기가 있는 곳이 편하고 좋은데, 무엇 때문에 타인과 세상 밖으로 관심을 가지겠는가? 그는 계속 그 자리에 머무르고 싶어하며, 지금의 자신이 내일도 어김 없이 자기자신이기를 바란다. 그가 가장 견디기 어렵고 두려운 것은 바로 변화이다. 부와 필요 이상의 사치는 삶에 대한 시야를 제한하며, 삶 자체를 보수화한다. 반면에 삶을 보다 많이 보기 위해 힘든 쪽을 택하는 고행자, 고통을 경험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 뿐만 아니라 타인과 세상 밖을 끊임없이 생각한다. 자기가 무엇인지, 타인은 또 무엇인지, 세상 밖에 무엇이 있는지, 고통은 무엇인지, 왜 고통스러운지, . . .그렇게 그는 삶의 무한한 다양성에 눈을 뜨게 되고, 보다 많이, 보다 넓게, 그리고 보다 깊이 생각하는 법을 터득하게 된다. 타자가 고통(“타인은 지옥이다!”)이 아니라, 고통 그 자체가 바로 타자이다. 맘먹은 수행자가 아닌 범인(凡人)들조차 자신의 생활 속에서 실행하는 최소한의 작은 고행들(검소와 절제 같은)이 있다. 이것은 고통을 잊고 더 편해지는 법을 탐구하기 위한 기술이나 합리적 실행ㅡ고행을 시장경제적 인간의 행동 덕목으로 속화시킨 청교도 미국인들의 합리적 실용주의나 세속적 금욕주의(inner-worldly asceticism)와 같은ㅡ과는 다르다. 이것은 오히려 고통의 향유에 가깝다. 은둔과 고독은 고립이 아니라 밖으로의 맹렬한 열림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불자(佛者)들의 역설이 좋은 예이다.

 

고행(苦行)의 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