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홍인

(분)홍인

지금까지는 백인들을 유심히 볼 일이 없어서 그러려니 했는데,

이번에 백인들을 좀 유심히 살펴보게 된 계기로 한 가지 발견한 사실이 있다.

“백인”(white man, white people)이라는 명칭은 잘못된 것이라는…

경험적인 명칭이기 보다는 통계적이고 추상적인 명칭이라는.

사실 나는 백인이 정확히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지 못한다. 영국인? 독일인? 북유럽? 그러나 이들도 구체적으로 가만히 살펴보면 많든 적든 섞여 있다. 과연 순수한 유전자가 존재할까? 단지 통계적으로 뭉뚱그려진 편견의 산물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된다.

흔히 황인(yellow people), 흑인(black people)이라고 부르거나, 유색인종(colored people)이라고 부른다.

그리고 백인이라는 명칭은 “유색”이 아닌, “무색”, “투명한 색”, . . . 색(色) 없음(colorless), 투명성, 이성, 정신적 투명성 . . . 이런식의 관념이 이어진다.

그러나 그들의 피부색을 유심히 보면 백색이 아니라 핏기가 도는 “붉은색” 또는 “분홍색”이다.

때미는 수건으로 조금만 세게 밀면 금새라도 피가 터져나올 것 같은,

목욕탕에서 너무 세게 밀면 피부에 생기는 것과 비슷한 붉은 핏기가 그들의 얼굴과 몸 전체에 퍼져있다.

심지어 눈의 흰자 위에서도 이런 핏기가 감돌아 자세히 보면 흡혈귀처럼 무섭게 보일때도 있다.

 

황인과 흑인이 눈에 보이는 색 그대로 묘사한 명칭이라면, 그들에게도 눈에 보이는 그대로의 색, 즉 “홍인”(red people, pink people)이라고 불러야 마땅하다. 존재하지도 않고, 말도 안 되는 백인이 아니라. 사실 “홍인”(red people)이라는 이름은 이미 북미 인디언이 선점을 했기 때문에, 더 정확히 말하자면, “분홍인”(pink people, pinky)이 정확할 것 같다.

그들도 유색인종(colored people)이다.

 

(분)홍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