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에 관한 사유의 두 계열

기원에 관한 사유의 두 계열

서구의 사유에는 기원에 도달하는 두 계열이 존재한다. 하나는 빼기이고, 다른 하나는 더하기이다. 빼기는 순수성을 지향하며, 경험 가능한 모든 요소들을 사유 가능한 단일성으로 환원한다. 반면 더하기는 순수성을 전혀 다른 관점에서, 다시 말해 사유 가능한 모든 단일성을 경험 불가능한 다양성의 지대로 펼침으로써 모든 환원적 요소들을 해체한다. 가령, 순수 시각에 대한 두 계열의 관점의 차이를 생각해 보면, 전자의 경우는 모든 감각작용들, 즉 협동일관적이고, 복합적이고, 융합적인 감각작용들을 지우고 공허에 가까운 순수시각을 보려고 하는 반면, 후자에게 순수시각이란 시각의 협동일관적, 융합적, 복합적, 잠재적, 가상적 감각작용의 결합으로 정의될 것이다. 순수성이란 ‘무’라든가 ‘극’과 같은 어떤 상태가 아니라 출발 혹은 기원이다. 단순성에서의 출발인지 아니면 복잡성에서의 출발인지는 서로 분리될 수 없는 두 계열의 각각의 위치에 의해 결정되는데, 하나는 복잡성의 피로감으로부터 벗어나 어디론가 귀환하고 싶어하는 열망으로, 다른 하나는 단순성의 단조로움으로부터 벗어나 어디론가 떠나려는 열망으로 구별된다. 이로써 두 계열의 뜻밖의 아이러니가 나오는데, 전자는 삶을 지움으로써 그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반면, 후자는 삶을 더함으로써 그것을 넘어서고자 한다.

 

기원에 관한 사유의 두 계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