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공지능이로소이다

야구 중계를 본 지가 하도 오래되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근에 야구 중계를 보다가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희한한 장면 하나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심판의 판정을 판정하는 심판의 존재입니다. 육안으로는 식별하기 어려운 상황을 두고 심판이 아웃을 선언합니다. 그랬더니 아웃을 당한 팀 불펜에서 판정에 이의를 제기하며 비디오 판독—합의판정?!이라는 해괴한 용어로 인간적 […]

법 안/밖에서

법은 인간에 대한 불신에 기반을 둔다. 법은 인간을 의심하고, 가두고, 추궁하고, 처벌하고, 때에 따라서는 죄를 생산하는 기계 장치다. 죄와 처벌의 뒤집어진 관계를 잘 보여주는 카프카의 소설들을 보면, 법이란 죄를 짓고 처벌을 받을 때에만 그것의 구체적인 존재와 내용을 알게 되는 무엇이다. 법 안에서 우리는 죄를 지었기 때문에 처벌을 받는 다기 보다는 […]

리버티밸런스를 쏜 사나이

총이 지배하던 총잡이의 시대에서 법이 지배하는 법전의 시대로의 이행을 그린 존 포드(John Ford)의 영화. 흥미로운 것은, 악당 리버티 밸런스의 죽음과 더불어 총잡이 영웅 톰(존 웨인)도 함께 몰락해 간다는 점이다. 선거에 참여하기 위해 투표장에 나온 소시민이 되어 있는 톰의 왜소한 모습 배후엔 인간의 모든 형상 위에 군림한 법의 위엄이 보인다. 그러나 […]

판사는 아버지가 아니다

지난 대선에서 국정원의 인터넷 여론조작 사건에 대해 법원이 “정치개입”은 인정하지만 “대선개입”은 아니라는 판결을 내렸다.(관련기사보기) 이 해괴한 판결이 보여주고 있는 “자기 배리(背理)”는 사실관계에 대한 무지 때문도 아니고, 사실에 대한 잘못된 판단 때문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사실 관계는 명백히 드러났고, 판단의 주체 역시 문제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도 왜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