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삶의 공간 또는 삶의 시간

그의 생태주의적 발상 자체는 많은 부분에서 좋은 의도를 담고 있다. 요지는 결국 산업이 만든 공간 환경의 비판이라 할 수도 있고, 공간을 구획하는 여러 모델들에 대한 소개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적해야 할 대목이 없지 않다. 우선 공간과 시간을 혼동해서 언급히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부분. 시간의 관점에서 제기했어야 할 문제를 자꾸 […]

Predestination: 자본과 무협극

SF 무협물 『타임 패러독스』(Predestination)라는 영화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이것은 비유적으로 쓴 줄거리가 아니라 실제의 줄거리이다. 나는 나와 결혼해서 나를 낳고 나를 고아원에 보낸다. 고아원에서 자란 나는 공부도 잘하고 싸움도 잘해서 능력을 인정받아 어떤 비밀기관에 발탁되어 연수를 받는다. 그러나 병원 검사에서 나는 여성인 내 안에 남성의 내가 있는 양성 판정을 받아 […]

산세베리아

산세베리아

친구가 내게 식물 하나를 선물하였다. 꽃무늬로 사방에 돋을 새긴 작은 화분에 네 가닥의 잎이 단도처럼 쭉 뻗어 오른 것이었다. 나중에 알았지만 산세베리아(Sanseviera, Bowstring Hemp), 혹은 천년란(千年蘭)이라고 부르고, 꽃말은 관용이라고, … 전자파를 차단해주는 식물이라며 어디서 정보를 듣고는, 컴퓨터 앞에 많은 시간 동안 앉아있는 나를 배려해서 사 온 것이다. 난 동물들뿐 아니라 […]

시간과 돈

시간은 돈이다. 다르게 말해 시간은 비용이다. 시간이 갈 수록 비용이 쌓이고, 무엇인가를 소비해야하고, 무엇인가가 자꾸만 닳아없어지고, 점점 새로워지는 가운데 적응에 필요한 노력이 요구되고, 먹어야하며, 심신이 지쳐가고 힘들어진다. 이런 점에서 시간은 비용과 소비를 먹고사는 예술의 관점에서는 축복이지만, 그들과 전쟁을 벌이는 자본의 관점에서는 저주이다. 그러나 실상은 자본과 예술이 유착되었다는 점에서, 시간은 어느 […]

시간과 의미

변화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쌓여가는 것이다. 시간은 축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거는 여전히 현재 안에 존속한다. 오히려 과거는 현재 안에 잠재하면서 미래를 창조하는 토대이다. 계속해서 끓고 있는 국솥의 국물이 진해지듯이, 시간은 현재가 과거로 사라져가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과거가 현재로 나아가며 비대해지는 역설의 실현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가면 갈수록,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우리는 […]

베리떼

영화 <아이들>은 “팩트(fact)는 환상일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밑바닥에 품고 있는 작품이다. 팩트의 본질은 모호성에 있기 때문이다. 가령, 시체 옆에 칼을 든 남자가 서 있다. 그는 죽이기 위해 칼을 찌른 후인가? 아니면 살리기 위해 찔려 있는 칼을 뺀 것인가? 더우기 팩트에는 너무 많은 것들이 개입하고 간섭하여 그 자체가 혼탁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