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은행에서

은행에서

은행에 가면 사람과 기계의 소음으로 복잡하고 분주해 보이지만, 가만히 앉아 지켜보고 있으면, 단순한 동작만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고객은 번호표를 뽑는다. 그런 후에 그냥 자리에 앉아 차례를 기다린다. 이 절차는 입구에서 의자까지 나있는 직선코스를 따라 움직이면 된다. 어떤 곳엔 실제로 선까지 그어져 있다. 갈짓자로 걷거나, 두리번거리거나, 암묵적인 […]

열광 없는 예술

열광 없는 예술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Affordable Art Fair라는 미술 전시회가 있다. 굳이 우리말로 옮기자면 <저렴한 미술 전시회>쯤 될 것이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저렴한 값에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전시회이다. 1999년도에 처음 런던에서 열렸고, 그 후로 일년에 두 차례씩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전시회를 한다. 2015년에 서울에서도 개최를 하였고, 일정에 […]

예술의 물화

예술의 물화

예술이 “물화”(reification)의 과정을 밟게 되면, 예술품을 둘러싼 두 수준의 현상이 발생한다. 예술품이 진부해지고 흔해빠진 물건이 되거나, 그와는 반대로 예술품에 대한 맹목적인 신비화가 일어난다. 이 둘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물화의 두 양태이다. 미술품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미술품 감정은 두 수준의 물화 효과들 중 전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집단적 […]

비유 3

비유 3

비유를 구성하는 것은 감정이지만, 애초에 그 목적은 공유나 소통이 아니다. 비유는 오히려 그러한 사회적인 것을 비난한다. 비유의 목적은 단지 반복일 뿐이다. 물론 즐거운 반복. 그렇기 때문에 예술만이 비유를 소유할 자격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