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책을 살균하는 기계라고 한다. 책이 항상 인간에게 약이 되는 것만은 아니었다. 책에는 그 어떤 독 보다도 치명적인 해악이 있다. 이를 잘 알았던 중세 교회에서는 그 엄숙한 권위에 해가 되는 “웃음”을 다룬 《시학》(Poetica) 같은 이단적인 책을 읽지 못하도록 책에 독을 발라 독자를 독살한 것으로 에코(Umberto Eco)의 소설은 전한다. 당시 교회 도서관에 […]

읽어야만 한다

읽기는 무엇인가를 떠올리기이다. 읽을때 우리는 자신 안에 잠재되어 있었던 모든 시간을 깨운다. 살아가는 동안 삶의 갖가지 필요와 환상들로 인해 굳은 살이 배겨, 지리멸렬한 정신적 기능들이 되어 버리고 만 그 시간을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삶의 불행을 부수기 위해 읽는다. 읽음으로써, 그렇게 퇴화되어 있었던 잠재적 본질들을 조금씩 조금씩 끄집어내어, 우리는 한줌을 쥐고는 […]

상징적 골동품으로서의 책

종이신문이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언제 어디서나 접근가능한 새 미디어인 폰, 탭, 글라스, 기어 등이 있는데, 무엇 때문에 거추장스럽고 무겁고 냄새나고 버릴데도 없는 기름종이에 돈을 내겠는가? 화장실도 이젠 휴지와 비데가 장악했다. 신문 미디어를 위시한 이러한 변화를 좋게 말하면 미디어의 민주화가 실현된 것이다. 형태만을 본다면, 누구나 신문을 쓸 수 있고, 누구나 신문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