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terature

읽어야만 한다

읽기는 무엇인가를 떠올리기이다. 읽을때 우리는 자신 안에 잠재되어 있었던 모든 시간을 깨운다. 살아가는 동안 삶의 갖가지 필요와 환상들로 인해 굳은 살이 배겨, 지리멸렬한 정신적 기능들이 되어 버리고 만 그 시간을 말이다. 그렇게 우리는 삶의 불행을 부수기 위해 읽는다. 읽음으로써, 그렇게 퇴화되어 있었던 잠재적 본질들을 조금씩 조금씩 끄집어내어, 우리는 한줌을 쥐고는 […]

빈곤의 이데올로기

빈곤의 이데올로기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1984』에서는 텔레-스크린(Tele-screen)이라는 매체가 나온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일종의 일방향 텔레비젼인데, 사람들은 텔레-스크린을 통해 당의 메시지를 시청하고, 당은 사람들에게(개인에게까지) 메시지를 하달한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든, 집에서 쉬든, 직장에서 일을 하든, 거리를 걷고 있든, 심지어 창밖을 바라보는 동안에도 오세아니아(Oceania) 국민들은 텔레-스크린을 경청해야만 한다. 잠을 자고 일어나면 텔레-스크린에 새겨진 빅부라더(Big Brother)의 눈이 사람들 각자를 주시하며 현실을 […]

되돌아오지 않는 바람

떠나왔던 길을 되돌아가는 것 만큼 사악하고, 나약하고, 위선적이고, 속물스러운 것도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여행이란 근본적으로 속물적인데가 있다. 간혹 마음이 변해 되돌아오지 않는 이도 있긴 하지만. 되돌아오는 사람, 고향에 다시 얼굴을 들이미는 사람, 그들을 조심하라! 로렌스(D.H. Lawrence)의 작품 <채털리 부인의 연인>(Lady Chatterly’s Lover)에서 코니를 단순한 불륜이나 부도덕으로 치부할 수 없는 […]

피와 뼈

1920년대 일본 오사카로 건너간 재일 한인 1세대의 비참한 삶을 그린 작품이다. 특히 김준평이라는 한 인물의 동포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악랄한 폭력ㅡ수직적 폭력과 수평적 폭력이 불가해하게 뒤섞여 있는ㅡ을 통해 제국 내부에서 기생하는 소수자들의 사도마조히즘적 삶을 엿볼 수 있는 영화다. 일본으로 건너간 김준평은 왜 그토록 악인이 되었을까? 원래부터 타고난 피 때문에?  […]

독서와 테크놀로지

최근에 학부생들에게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잘 알려진 논문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을 읽히고 있다. 이 텍스트 말고도 학부생이 읽기에는 다소 버겁다 싶은 텍스트를 여러 개 선별해 놓은 상태이다. 어떤 점에서 이 시도는 모험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발표자를 비롯해서 여러 학생들이 읽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