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lter Benjamin

프레임의 외부: 까슈와 태피스트리

프레임에 관한 논의는 자연히 “장-밖”(out-of-field, hors-champ)의 문제로 우리를 이끈다. 들뢰즈에게 프레임과 그 외부의 문제는 지각 가능한 영역과 지각 불가능한 영역, 현실태와 잠재태, 또는 집합과 전체의 구분을 변주한 문제로 볼 수 있다. 베르그송주의자인 들뢰즈는 프레임-외부를 프레임의 “부정”으로 보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화면 안과 밖을 구분해서 그 둘이 서로 상보적인 관계를 맺으며 […]

열광 없는 예술

열광 없는 예술

영국 런던에서 시작한 Affordable Art Fair라는 미술 전시회가 있다. 굳이 우리말로 옮기자면 <저렴한 미술 전시회>쯤 될 것이다. 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저렴한 값에 미술품을 감상하고 구입할 수 있도록 마련된 전시회이다. 1999년도에 처음 런던에서 열렸고, 그 후로 일년에 두 차례씩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전시회를 한다. 2015년에 서울에서도 개최를 하였고, 일정에 […]

예술의 물화

예술의 물화

예술이 “물화”(reification)의 과정을 밟게 되면, 예술품을 둘러싼 두 수준의 현상이 발생한다. 예술품이 진부해지고 흔해빠진 물건이 되거나, 그와는 반대로 예술품에 대한 맹목적인 신비화가 일어난다. 이 둘은 서로 다른 것이 아니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물화의 두 양태이다. 미술품의 진위 여부를 가리는 미술품 감정은 두 수준의 물화 효과들 중 전자에 대한 전문가들의 집단적 […]

진실은 구체적이

벤야민(Walter Benjamin)은 종종 브레히트(Bertolt Brecht)를 방문하였다. 그들은 여러차례에 걸쳐 카프카(Frantz Kafka), 루카치(George Luka’cs), 독일, . . 등에 관하여 토론과 대화를 했는데, 그것은 사실 토론이나 대화였다기 보다는, 으레 친한 친구들이 모이면 그렇듯이, 또 그렇지 않으면 친해질 수가 없듯이, 말하자면 각자들의 생각을 꺼내놓고는, 서로 얼마나 다른지, 또 얼마나 같은지를 가늠해가며, 그들의 최종 […]

독서와 테크놀로지

최근에 학부생들에게 벤야민(Walter Benjamin)의 잘 알려진 논문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The work of art in the age of mechanical reproduction)을 읽히고 있다. 이 텍스트 말고도 학부생이 읽기에는 다소 버겁다 싶은 텍스트를 여러 개 선별해 놓은 상태이다. 어떤 점에서 이 시도는 모험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발표자를 비롯해서 여러 학생들이 읽는 […]

물화

예술에서든 노동에서든, 물화(物化, reification)의 두 경향이 존재한다. 하나는 진부해지고, 흔해지고, 가치가 타락함으로써 생기는 물화이고, 다른 하나는 희소한 가치로 숭배되거나 신비화되는 물화이다. 상품이 되거나 골동품이 되는 것이다. 전자는 주로 노동에서, 후자는 주로 예술에서 일어나는 이러한 경향은 기계적 생산과 시장 유통이라는 역사적 조건의 필연적 결과로 보인다.

기계복제

모든 것이 기계적으로 복제되는 시대의 문제는 뭘까요? 이제는 상식처럼 되어버려 다소 진부해진 진단이지만 다시 한번 밑줄을 그으며 말하자면, 질적인 차이가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울퉁불퉁 튀어나온 질적 차이가 맨들맨들하게 코팅된 광택에 싸여 너도 나도 모두가 하나의 평면 위에서 다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사진이 그 좋은 예입니다. 서로 이질적인 몸들이 거부감없이 소통되고 교환되어 만장일치적 삶이 […]

사진의 무의식

사진의 무의식

사진은 인간의 시각이 기계적인 메커니즘으로 사물에 접근하게 한, 말하자면 예술이 아닌 기술 매체이다. 인간의 지각은 시시각각 변덕스럽고, 쉽게 나타났다가 사라져버리며, 개인 안에 감추어져 있기 때문에, 믿을만한 객관성을 보증하지 못한다. 개인이 목격한 어떤 사건은 법정에서 증언적인 가치로서 참고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명백한 의미에서의 증거가 되지는 못한다. 객관성을 입증하려면 목격자 자체의 신뢰성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