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치노 비스콘티

루치노 비스콘티

한 여성 정치가는 다른 후보와의 선거 전(前) 토론 제의를 모두 거부하며, 아니라고 해명은 하지만 결국 자신이 선출한 토론자들과 혼자서 토론을 하겠다고 밝힌다. 토론을 혼자한다? 정치가든 시민이든 외부가 없는 인간은 쉽게 병들고 쉽게 쓰러진다. 외부(친구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의 거부 자체가 이미 질병과 부패의 예고이다. 루치노 비스콘티(Luchino Visconti)는 귀족들의 몰락을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잘 해석한 영화감독이었다. 들뢰즈의 비유를 들자면, “문 밖에서 으르렁 거리며 귀족들의 완벽한 크리스탈로 이루어진 내부를 위협하는 역사”를 이들이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그래서 마치 바다가 존재하지 않거나 보이지 않는 섬처럼, 자유에 갇힌 권력자들의 어둑어둑한 성이나, 몰락 그 자체를 자신들의 번영의 조건으로 선택한 이 표범(Leopard)들의 살롱과 오페라 하우스의 문이 일찌기 열렸더라면, 어쩌면 개인적 수준에서나마, 이 역설적 존재들의 자연적 해체와 역사적 붕괴를 피할 수는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은 언제나 나중에 도착한다. 때문에 우리는 항상 그것의 등 뒤에서 뒷 모습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루치노 비스콘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