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글쓰기

나를 글쓰기

글을 쓸때 내 몸에서는 강렬한 상태의 긴장, 밑으로 쏟아지는 느낌, 어떤 열기가 발산되는 느낌(열기가 머리쪽으로 피어올라 머리가 뜨거워지는 느낌. 그래서 언젠가 미용사가 내 두피가 붉다고 말했다), 온 몸이 부들부들거리는 느낌이 지속된다. 마치 미세한 전기를 지속적으로 쏘이고 있는 듯한 이 정동의 지속이 무서워서 나는 자주 책상에서 일어나 딴 짓을 한다. 커피를 마시거나, 다른 컴퓨터에 가서 신문을 뒤적거리거나, 간식을 먹거나,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몽유병 환자처럼 방안을 배회한다. 내가 방안에서 하는 짓을 CCTV로 찍어 놓는다면, 미친사람처럼 정말 가관일 거라고 생각한다. 베르그송은 천재성을 “기나긴 인내”로 규정했는데, 생리적으로 허약한 나는 천재는 아닌 것이 확실하다. 천재가 아닌 내 전략은 이것이다. 기나긴 인내가 아니라 기나긴 지연, 즉 전기를 한꺼번에 쏘이면서 그걸 참아내는 인내력은 없으니까, 조금씩 나누어서, 견딜 수 있을 만큼만 조금씩 조금씩 참아내는 거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빨리 끝낼 작업을 두배, 세배로 늘려 놓고 허덕인다. 일을 빨리 하지 못하고 느릿느릿, 즐겨가며(?), 천천히, 유유자적하며, 한량처럼 사는 것을 선택하는 것이다. 이런 나는 아마도 언젠가는 사회로부터 버림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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